이미지 출처: Universal Pictures 공식 예고편
서로를 한 번씩 쏜 두 사람이 끝까지 한편이 될 수 있을까요?
2 Guns는 그 질문을 꽤 능청스럽게 끌고 갑니다. 바비와 스티그는 믿을 만한 동료가 아니라 서로의 신분을 모른 채 같은 범죄 조직을 파고든 두 공무원이고, 그래서 이 영화에서 신뢰는 말보다 총알이 먼저 증명하는 물건이 됩니다.
스포일러 안내: 이 글은 트레스 크루세스 은행 강도, 바비와 스티그의 실제 신분, 데비의 죽음, CIA 자금의 정체와 멕시코 국경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거래까지 결말을 포함합니다.
둘이서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같은 편은 아니었다
마약 조직에 잠입한 DEA 요원 바비 트렌치와 해군 정보국 요원 마커스 스티그먼은 서로를 그저 수상한 범죄 파트너로 압니다. 둘은 파피 그레코의 돈줄을 끊기 위해 은행을 털기로 하지만, 금고에서 나온 것은 예상보다 훨씬 큰 4천3백만 달러입니다.
문제는 그 돈이 마약 조직의 장부에만 걸린 돈이 아니라 CIA의 비밀 자금이라는 데 있습니다. 바비는 상부에 버림받고, 스티그 역시 퀸스 제독에게 이용당한 뒤 두 사람은 범죄자·CIA·군 조직·멕시코 카르텔 모두에게 쫓기는 처지가 됩니다.
중간에 바비의 연인이었던 데비가 죽고, 파피와 CIA의 얼은 각자 돈을 되찾기 위해 사람을 버립니다. 결국 바비와 스티그는 상대를 완전히 믿지는 못한 채, 서로가 살아남는 편이 돈을 넘기는 것보다 낫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줄거리만 적으면 이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재미는 돈 가방이 어디로 가느냐보다, 둘이 번갈아 상대를 의심하고 버리고 다시 살려 내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총은 무기보다 신분증에 가깝다
제목이 말하는 두 자루의 총은 단순히 액션의 숫자가 아닙니다. 바비와 스티그가 각각 들고 있는 무기는 소속과 명령, 그리고 자기만 아는 비밀을 뜻합니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서로를 시험합니다. 식당에서 시시한 농담을 던지고, 마약상을 만나서는 무심한 척하지만, 화면 밖에서는 늘 상대가 먼저 등을 돌릴 가능성을 계산합니다.
젊을 때는 이런 영화가 총격 장면 때문에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지금 다시 보면, 총을 잘 쏘는 사람보다 누구 앞에서 방아쇠를 늦추는 사람이 더 오래 남더군요.
스티그는 바비를 쏘고도 죽이지 않습니다. 바비도 자신을 버린 동료를 쉽게 용서하지 않지만, 도망칠 때마다 스티그의 자리를 비워 두지 않습니다.
그 덕분에 두 사람의 관계는 우정이라고 부르기에는 거칠고, 업무 관계라고 부르기에는 사적입니다. 각자 조직에게는 충성심이 부족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관객에게는 유일하게 약속을 지키는 두 사람으로 남습니다.
바비와 스티그가 믿은 것은 정의가 아니라 서로의 반응이다
이 영화는 정부 기관을 꽤 삐딱하게 다룹니다. CIA의 얼은 국가를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장부에 없는 돈과 자신의 체면을 지키려 하고, 퀸스 제독은 해군의 손해를 막는다는 이유로 스티그를 손쉽게 무단이탈자로 만듭니다.
파피 그레코 역시 뻔한 악당이지만, 오히려 그가 가장 솔직한 축에 듭니다. 돈을 잃으면 사람을 죽이고, 배신당하면 보복하겠다고 처음부터 말합니다.
반대로 제복을 입은 사람들은 절차와 명령을 말하면서 뒤에서 사람을 제거합니다. 감독 발타사르 코르마쿠르는 이 차이를 길게 설교하지 않고, 누가 누구를 버리는가를 반복해서 보여 주는 쪽을 택합니다.
그래서 바비와 스티그의 동맹은 국가기관의 이상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들은 정의를 완성하려고 뭉친 것이 아니라, 위에서 내려오는 거짓말이 너무 커져서 서로 말고는 확인할 사람이 없어진 두 사람입니다.
이 부분은 최근의 13시간에서 구조 명령을 기다려야 했던 사람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다만 그 영화가 명령의 지연을 비극으로 밀어붙였다면, 2 Guns는 명령이 이미 사람을 버린 뒤의 세계를 농담과 총격으로 버팁니다.
데비의 죽음이 남기는 불편한 빈자리
데비는 바비에게 감정이 남아 있으면서도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영화는 그녀에게 바비를 의심하게 하고, 때로는 바비가 가장 믿고 싶은 정보를 쥐게 하면서 긴장을 만듭니다.
그런데 후반부에 데비가 사라지는 방식은 꽤 아쉽습니다. 바비의 분노를 올리고 CIA의 비정함을 설명하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인물 자체가 결말까지 선택을 이어 갈 기회를 얻지는 못합니다.
이 장르에서 여성 인물을 남성 주인공의 감정 장치로만 쓰는 버릇은 오래됐고, 이 영화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Paula Patton이 가진 냉정한 리듬을 조금 더 살렸다면, 바비와 스티그의 남성적 농담도 더 단단한 균형을 얻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데비의 부재는 영화의 중심을 또렷하게 만듭니다. 바비는 돈과 배지를 잃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믿었던 사람이 조직에 의해 처리되는 모습을 보고 비로소 이 싸움의 규칙이 얼마나 비열한지 알아차립니다.
결말: 돈은 날아가도 둘은 남는다
마지막 국경 거래에서 얼, 파피, 퀸스 쪽 사람들이 한꺼번에 돈을 노립니다. 바비와 스티그는 서로가 배신한 것처럼 보이게 움직이고, 마지막까지 누구 손에 가방이 남을지 알 수 없게 만듭니다.
결국 거액의 돈은 불타고, 각 조직이 손에 쥐려 했던 증거와 욕심도 함께 무너집니다. 이 선택이 통쾌한 까닭은 두 사람이 갑자기 도덕적 영웅이 되어서가 아니라,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 했던 판의 보상을 누구에게도 남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끝까지 너무 진지해지지 않습니다. 바비와 스티그는 새 식당에서 다시 마주 앉아 도넛 이야기를 하고, 돈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농담까지 남깁니다.
그 가벼운 마무리가 저는 좋았습니다. 이들이 세상을 깨끗하게 만든 것은 아니고, 다음 사건이 오면 또 투덜거리며 서로를 의심할 것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상대가 총을 겨눠도 왜 그랬는지 물어볼 사람은 생겼습니다. 액션 영화에서 그 정도 신뢰라면 꽤 큰 결말입니다.
좋았던 점
Denzel Washington과 Mark Wahlberg의 호흡이 영화의 절반 이상을 책임집니다. 워싱턴은 바비의 피로와 계산을 짧은 표정으로 처리하고, 월버그는 스티그의 거친 농담을 너무 가볍지 않게 붙입니다.
총격과 추격의 배치도 좋습니다. 액션이 나올 때마다 새 정보를 꺼내고, 그 정보가 다시 동맹을 흔드는 식이라 100분이 넘는 러닝타임이 크게 처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대화의 리듬이 살아 있습니다. 상대를 칭찬하는 것처럼 시작해 바로 약점을 찌르고, 죽을 고비에서도 대수롭지 않은 말로 빠져나가는 방식이 두 인물을 단순한 총잡이가 아니라 오래 다툰 동료처럼 보이게 합니다.
이런 버디 액션은 결국 말의 속도가 액션의 속도를 결정합니다. 두 배우가 한 박자 늦게 상대의 농담을 받아치는 장면 덕분에, 총성이 멎은 뒤에도 다음 선택을 궁금하게 만듭니다.
특히 조직보다 사람을 먼저 보게 만드는 두 주연의 리듬은, 180에서 분노가 한 사람을 어디까지 데려가는지를 본 뒤라면 더 선명합니다. 한쪽은 동료를 통해 멈추고, 다른 쪽은 너무 늦게 멈춥니다.
아쉬운 점
악당들과 기관의 부패가 다소 편리하게 겹칩니다. CIA, 해군, 마약 조직이 모두 같은 돈을 탐내는 구조는 속도에는 도움이 되지만, 중반 이후에는 다음 배신의 방향이 예상됩니다.
데비의 서사가 짧게 정리되는 점도 아쉽습니다. 영화가 바비와 스티그의 버디 무비라는 사실은 알지만, 그녀의 선택이 조금만 더 남았어도 결말의 감정이 덜 일방적이었을 것입니다.
영화 기본 정보
2 Guns는 2013년 공개된 미국 액션·범죄 영화입니다. 발타사르 코르마쿠르가 연출했고, Denzel Washington과 Mark Wahlberg가 각각 잠입 요원 바비 트렌치와 마커스 스티그먼으로 출연합니다. Paula Patton, Bill Paxton, Edward James Olmos, James Marsden도 함께합니다.
Universal Pictures 공식 예고편은 서로 다른 기관 소속의 두 잠입 요원이 상대의 신분을 모른 채 카르텔을 파고들다가, 상부에 버림받고 함께 도망치게 된다는 설정을 소개합니다.
평점
평점: 7.5/10
버디 액션의 기본기를 아주 충실하게 지킨 영화입니다. 배신의 구조는 낯익지만, 두 배우가 서로를 못 믿으면서도 결국 살려 내는 방식이 끝까지 지루할 틈을 줄이지 않습니다.
한줄평
두 자루의 총보다 오래 남는 것은, 한 번 쏘고도 끝내 상대를 버리지 않은 두 남자의 불완전한 신뢰입니다.



